똑똑한 선택을 위해
우리의 뇌는 복잡하다. 일부 업무는 적절히 처리하는 반면, 다른 업무들에 대해서는 무지할 때가 있다. 가령 베토벤을 예로 들자면 그는 청각을 잃은 후에도 교향곡을 작곡하는 엄청난 사고를 하면서도 집 열쇠의 위치도 깜빡깜빡했다고 한다. 왜 이런 행동이 발견되는지 모순적인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은 뇌기능에 주력했다.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즉 옆구리를 찔러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을 넛지라고 한다. 인간은 자동시스템과 숙고 시스템 두 가지 접근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는데, 자동시스템은 신속하고 직관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날아오는 공을 피하는 등의 반사적 행동을 취하며 사고하는 과정을 수반하지 않는다. 인간의 두뇌에서 가장 오래된 부분이기도 하고 인간과 파충류 모두 동일하게 갖는 영역이라고 한다. 숙고 시스템은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때 여행경로를 계획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자동 시스템은 많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수많은 반복 훈련으로 충분히 자동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들은 충분한 시간과 생각을 거치지 않은 채 파충류가 사용하는 영역의 뇌로 답을 내린다.
같은 결과 값을 두고 이득을 포함하는 리스크와, 손실을 포함한 리스트를 달리 생각하는 경향을 프레이밍이라 효과라고 부르는데 심지어는 전문가들도 이에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은 매일 바쁘고 집중해야 할 범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겨도 그것을 대하는 틀의 구성이 달라질 때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는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못한다. 그저 보이는 대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사람들이 넛지를 당하도록 만든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기술적 넛지
인간은 차분할 때보다 흥분상태에 놓일 때 더 소비를 하게 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사실 냉정할 때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흥분한 상태에서의 선택은 여러 문제를 야기시킨다. 누구에게나 취약한 유혹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것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만 특정한 상황으로 영향을 받는 선택은 순진하기 짝이 없다. 가령 다이어트 중에 나간 저녁 약속에서 디저트는 먹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세일하는 백화점을 둘러보면서 쇼핑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이런 통제의 문제는 스스로 두 개의 자아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앞서 말한 자동 시스템의 자아는 유혹에 노출되어 있으니 숙고 시스템인 계획하는 자아가 이것을 컨트롤하고 행동하는 자아의 질주하는 감정을 대처하는 것이다. 뇌의 일부는 유혹당할 수 있으나 일부의 두뇌는 그것을 대응하고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여기서 자신을 자동조종 모드로 방치해 둔다면 자기 통제의 실패와 무신경한 선택이 결국 나쁜 결과를 불러올게 된다. 이 때문이라도 계획하는 자아가 행동하는 자아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인지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일명 클러키라는 자명종 시계처럼 알람을 끄고 다시 침대 속으로 들어가려는 행동하는 자아가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저지하며 시끄럽게 울고 달리며 이리저리 숨어 다닌다. 행동 시스템으로 숙고 시스템이 계속 지는 상황 속에서 기술적 넛지로 도움받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틀에 따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타인의 넛지를 쉽게 당한다.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 신경쓰고 환심을 사려 애쓰기며 타인의 행동을 따르기도 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인간이 내린 선택이나 결정은 좋지 못하기 때문에 똑똑한 선택 설계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들의 사회적 경제적 부드러운 넛지로 우리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현명하게 돕는 일은 어떤 강요나, 억압, 금지 문구 없이도 올바르고 똑똑한 선택을 하는데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